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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드 랑거가 마스터스에서 63세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사진=마스터스]
베른하르드 랑거가 마스터스에서 63세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세웠다. [사진=마스터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제84회째를 맞은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 베른하르드 랑거(독일)가 63세 최고령으로 컷을 통과해 공동 29위로 마쳤다. 세계 골프랭킹 1위로 역대 최소타를 경신하며 우승한 더스틴 존슨(미국)에 비해 미디어의 관심은 떨어지지만 랑거의 컷 통과는 위대하다.파워볼사이트

챔피언스투어의 최강자로 숱한 역사를 갈아치우는 랑거는 3년 연속이자 27번째 마스터스 컷통과에 성공했다. 최근 7년 중에 5번을 컷 통과했고 2014년에는 공동 8위로 마쳤다.

1957년생 랑거는 올해 63세로 1985, 1993년의 대회 챔피언이다. 첫 출전은 38년 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1983년과 2011년 두 번을 제외하고 매년 출전했다. 그렇게 총 37번 마스터스에 출전했는데 그중 10번만 컷 탈락했다. 1984년부터 2002년까지는 19년 연속 컷을 통과했다.

랑거보다 마스터스 컷을 더 많이 통과한 선수를 꼽자면 37회로 최고인 잭 니클라우스, 30회 통과의 게리 플레이어와 프레드 커플스다. 지금의 기세라면 랑거의 내년 마스터스의 컷 통과도 가능하다. 반면 그보다 어린 커플스는 예선 탈락을 이어가고 있다.

종전까지 마스터스 최고령 컷 통과는 1973년 대회 우승자인 토미 아론이 2000년4월7일에 세운 63세1개월12일이었다. 하지만 랑거는 지난주 금요일에 63세2개월18일로 통과했다. 따라서 랑거가 한 달하고도 6일, 즉 36일로 기록을 경신했다. 만약 올해 마스터스가 예정대로 4월에 열렸으면 그의 기록 경신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우려로 인해 나이 많은 챔피언들의 출전이 대폭 줄었다. 그에 굴하지 않는 랑어는 첫날 4타를 줄이고 이튿날 1오버파 73타를 쳐서 3언더파 141타로 거뜬하게 통과했다.

토미 아론의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랑거는 “나이 들어 컷 통과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내 앞에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와 같은 위대한 선수들이 있었고 그들이 경쟁했기 때문에 여기서 컷통과한 건 확실히 업적이다”고 말하고 “바라건대 내 기록은 몇 년간 더 지켜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랑거는 현재 PGA챔피언스투어에서 41승을 올려 헤일 어윈이 보유한 최다승(45승) 기록에 4승까지 따라붙었다. 올해만도 14개의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11번이나 들었다. 또한 세계 랭킹을 처음 집계했을 때의 원년 세계 1위였다. 마스터스를 명인열전이라 부르는 건 바로 이같은 베테랑들이 꾸준히 활약하면서 골프라는 게임에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홍란이 롯데칸타타여자오픈 3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사진=KLPGA]
홍란이 롯데칸타타여자오픈 3라운드 1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사진=KLPGA]

지난주 시즌을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주목할 선수는 홍란(34)이다. 성적 상위 76명만 출전한 최종전 SK텔레콤ADT캡스챔피언십에서 홍란은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시드권 59위로 ‘지옥의 문’이라 불리는 시드 순위전에 나가지 않고도 내년 출전권을 획득했다.파워볼사이트

2005년 데뷔서부터 내년까지 17년간 투어 시드를 유지하게 됐다. 또한 올해 15개 대회에 출전하면서 KL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대회 출전(330개) 기록을 쌓아올렸다. 홍란은 지난 6월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자신의 라운드 최저타인 10언더파 62타를 치면서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그 대회는 마지막날 2오버파로 부진해 5위로 마쳤다. 2018년 브루나이레이디스오픈으로 통산 4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30대에 은퇴하는 경향에 비춰보면 홍란의 롱런은 자기관리라는 측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외국과는 달리 20대에 전성기를 맞았다 30대를 넘으면 은퇴를 한다. 해외 투어에서처럼 베테랑 선수가 존중받는 분위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예전 고 구옥희 KLPGA회장이 시합에 나오면 ‘젊은 선수들 시드를 가져간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푸념이 공공연히 있곤 했다.

일본여자투어(JLPGA)에서는 29승을 거둔 요시카와 나요코가 평생 767경기에 출전해 29승을 거두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벳시 킹이 758경기에 출전해 34승을 거두었다. 홍란의 330개 출전은 그에 비하면 아직 절반에도 못미친다.

sports@heraldcorp.com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KIA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0. 10. 22.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KIA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2020. 10. 22.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야수층은 두꺼워졌다. 관건은 마운드다.’

KIA는 올시즌 73승 71패로 5할 승률을 달성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2017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나름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젊은 야수들의 성장도 고무적이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 지도 하에 첫 풀타임 시즌을 치렀다. 1년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도 생겼다. 당초 주전 선수로 낙점됐던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진 사이, 백업들이 활약해 공백을 메웠다. 후보 선수들도 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험치를 쌓았다. 강제 리빌딩을 겪은 KIA는 한층 두꺼워진 야수진을 구축했다. 그러나 관건은 마운드다.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24일 수원 kt전에서 브룩스의 유니폼을 덕아웃 벽에 걸어놓고, 타자들의 안타가 터질 때 마다 브룩스의 아들 웨스턴의 첫 알파벳인 W를 손가락으로 만들고있다. 2020.09.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24일 수원 kt전에서 브룩스의 유니폼을 덕아웃 벽에 걸어놓고, 타자들의 안타가 터질 때 마다 브룩스의 아들 웨스턴의 첫 알파벳인 W를 손가락으로 만들고있다. 2020.09.2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2021 시즌을 앞두고 KIA 투수진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든든하게 에이스 역할을 해준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구단 역시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해준 선수를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KIA는 대신 양현종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계현 단장은 “애런 브룩스는 재계약을 할 예정이다”며 브룩스를 잔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의 상태가 악화됐지만 재계약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조 단장은 “이미 브룩스와 가족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끝났다. 아내 역시 한국에서 뛰는 걸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국과 일본에서 브룩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파워사다리게임

KIA 구단은 브룩스를 제외한 선발 자리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았다. 용병 선수 계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양현종을 대체하기 위해서 에이스급 용병이 필요한 KIA에게는 악재다. 드류 가뇽이 11승(8패)을 거뒀지만 만족할 수 없는 상황. 조 단장은 “12월 초 메이저리그의 40인 로스터가 확정된다.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 중 괜찮은 선수를 찾아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국내 투수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골라 선발투수로 기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7일 광주 kt 전에서 타격하고있다. 2020.10.2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7일 광주 kt 전에서 타격하고있다. 2020.10.2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마운드와는 달리 야수진의 뎁스는 두꺼워졌다. 외야는 김호령, 최원준, 나지완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이우성, 이창진까지 가세했다. 때문에 KIA는 외야수로 뛰었던 프레스틴 터커가 재계약을 할 경우 1루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터커가 1루로 이동하면서 내야수 구성도 여유가 생겼다. 다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의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조 단장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다. 올해도 너무 잘해줬다. 선수들과 관계도 원만하기 때문에 놓치면 안된다”며 최형우의 잔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A의 리빌딩이 성공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miru0424@sportsseoul.com

구단 재정 악화+허 감독의 태도 변화가 유임 배경으로 작용한 듯

경기 지켜보는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 지켜보는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허문회(48) 감독과의 ‘불편한 동행’을 이어간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허 감독과 내년에도 함께 간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경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셈인데, 성 단장은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이유는 충분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롯데는 이미 경질한 조원우, 양상문 전 감독의 잔여 연봉을 아직도 보장해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구단 재정이 악화한 상황에서 3년 연속으로 감독을 조기 해임하는 건 구단 여건상 쉽지않은 결정일 수 있다.

게다가 허 감독이 시즌 막판 태도를 바꿔 “구단과 소통하겠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이상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롯데는 올 시즌 7위에 그치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성적이고, 초보 감독이라는 면죄부를 준다고 하더라도 허 감독의 첫 시즌은 난맥상의 연속이었다.

허 감독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직접 지휘했음에도 개막 첫 30경기를 선수단을 파악하는 데 쓰겠다고 했다.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번번이 놓친 허 감독은 7월 말에는 갑자기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을 선언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느슨하게 팀을 운영하다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작아지자 시즌 후반 들어선 ‘D-데이’를 운운하며 갑자기 급페달을 밟았다.

롯데는 실제로 8월 들어 반짝 상승세를 탔지만, 그 조급증으로 인해 9월 이후 ‘필승조’가 무너지며 5위 싸움에서 밀려났다.

롯데의 9월 이후 성적은 24승 29패로 승률(0.453)은 리그 8위였다.

경직된 엔트리 운영도 문제였다.

‘반쪽짜리 선수’ 및 ‘2군 OPS(출루율+장타율) 0.9 이하는 절대 1군 기용 없을 것’이라며 2군 선수들에게는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반면 깊은 부진에 빠진 민병헌, 안치홍은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줬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딕슨 마차도, 곧 마흔인 이대호는 전 경기를 출전했다.

구단의 방향성과는 전혀 다른 길로 1군을 운영한 허 감독은 시즌 막바지 들어서는 공개적으로 프런트를 비난해 입길에 올랐다.

현장과 프런트가 언제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고, 때로는 대립하고 반목할 수 있지만, 롯데처럼 파열음이 여과 없이 외부로 드러난 경우는 거의 없다.

롯데 구단에서도 내부 갈등을 밖으로 공공연하게 드러낸 허 감독의 행동을 심각한 문제로 여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허 감독이 먼저 “자신이 잘못했다”며 몸을 낮췄고, 내년에는 프런트와 소통에 힘쓰겠다고 한 이상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우려는 남는다. 허 감독이 내년에도 똑같은 갈등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허 감독이 올해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자신이 공언한 대로 프런트와 긴밀하게 공조할지, 아니면 올해처럼 또다시 자신의 고집대로 선수를 운영할지 관심이 쏠린다.

changyong@yna.co.kr

20일 개막 PGA투어 RSM 클래식 출전..최경주·강성훈·이경훈도 가세

시즌 첫 우승을 노리는 임성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시즌 첫 우승을 노리는 임성재.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골프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임성재(22)가 내친김에 2020-2021시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임성재는 20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아일랜드 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SM 클래식(총상금 660만 달러)에 출전한다.

1, 2라운드는 시사이드 코스(파70)와 플랜테이션 코스(파72)에서 번갈아 치르고, 3라운드와 4라운드는 시사이드 코스에 열린다.

임성재는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남은 아쉬움과 벅찬 성취감을 안고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자동차로 3시간 거리의 시아일랜드로 이동, 일찌감치 대회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해 RSM 클래식을 건너뛰어 이번이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출전이다.

신인이던 2018년에는 나흘 내리 60대 타수를 적어내며 공동 37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그때와 위상과 경기력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당시 임성재는 세계랭킹 100위였다. PGA투어에 막 발을 디딘 새내기였고 PGA투어 정규 회원으로 고작 5경기만 치렀을 뿐이다.

지금은 세계랭킹 18위에 PGA투어 68경기를 출전했고, PGA투어 대회 챔피언(혼다 클래식)과 투어챔피언십 ‘최후의 30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세계 정상급이다.

특히 마스터스에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최종일 맞대결을 펼쳐 준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이번 RSM 클래식에서 주목받는 우승 후보다.

PGA투어닷컴은 RSM 클래식 우승 후보 15명 가운데 2위에 올려놨다.

마스터스 직후에 열리는 대회라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가 딱 5명 출전한다.

세계랭킹 6위 웨브 심프슨(미국), 10위 티럴 해턴(잉글랜드), 16위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18위 임성재, 그리고 20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이다.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이들 5명이 아무래도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2018년 3위, 작년에 연장전 끝에 준우승한 심프슨이 대회와 인연으로 보나 세계랭킹으로 보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마스터스 챔피언 대니 윌릿(잉글랜드)과 알렉스 노렌(스웨덴), 리 웨스트우드, 이언 폴터, 저스틴 로즈(이상 잉글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등도 눈에 띈다.

강성훈(33), 이경훈(29), 그리고 시니어투어로 주 무대를 옮긴 최경주(50)도 출전한다.

khoon@yna.co.kr

[프로배구] 지난 비 시즌 FA와 트레이드로 기업은행 이적 후 주전으로 맹활약

[양형석 기자]

예상대로 ‘흥벤져스’의 초반 기세가 무섭다. ‘국가대표 3인방’ 김연경과 이재영, 이다영이 뭉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파죽의 7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초반부터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7연승은 V리그 여자부 역대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2라운드 들어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어깨부상으로 제대로 출전하지 못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흥국생명의 연승행진은 더욱 놀랍다.

흥국생명이 독주하면서 나머지 팀들은 더욱 물고 물리며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여자부 6개 구단 중 4개 구단은 팀마다 6~7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승률 5할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위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개막 2연승 후 최근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5위로 밀려났고 두 차례나 흥국생명을 괴롭혔던 GS칼텍스 KIXX도 아직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27경기에서 8승 19패에 머물렀던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흥국생명을 제외한 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넘기고 있다. 이번 시즌 기업은행의 선전에는 득점 2위(189점)에 올라 있는 안나 라자레바의 활약이 결정적이지만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두 이적생의 활약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업은행으로 이적한 조송화 세터와 신연경 리베로가 그 주인공이다.[조송화] 서브-수비에서도 존재감 돋보이는 세터

▲  조송화에겐 다소 갑작스러웠던 기업은행 이적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

박미희 감독이 흥국생명에 부임했던 지난 2014년. 2013-2014 시즌 최하위팀이었던 흥국생명은 김사니 세터(기업은행 코치)가 팀을 떠나고 주전 경험이 없는 신예 우주리 세터와 조송화 세터가 힘들게 팀을 지탱하고 있었다. 이에 박미희 감독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4순위 출신의 조송화 세터를 차세대 주전세터로 낙점하고 집중조련에 들어갔다.

박미희 감독 부임 전까지 주전세터로 활약한 경험이 없는 조송화는 주전을 맡은 후 이재영, 김수지(기업은행) 등 주력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송화 세터는 박미희 감독의 믿음 속에 꾸준히 흥국생명의 주전세터로 활약하며 성장했고 2016-2017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세터부문 BEST7에 선정됐다. 그리고 2018-2019 시즌에는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선수생활에 정점을 찍었다. 

조송화는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었고 높아진 팀 내 비중을 생각하면 더 좋은 조건에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4억 원을 투자해 국가대표 주전세터 이다영을 영입했고 자리를 잃은 조송화는 곧바로 기업은행과 총액 2억 7000만 원에 계약하며 프로 입단 9년 만에 팀을 옮겼다. 어차피 흥국생명에 잔류하면 이다영에게 밀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송화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기업은행에서 김수지와 3년 만에 재회한 조송화는 라자레바라는 좋은 공격수를 만나 한층 편안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 물론 세트 부문에서는 세트당 10.84개 성공으로 6개 구단의 주전세터 중 4위로 아주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세트당 0.40개의 서브득점으로 김연경에 이어 서브 2위에 올라 있고 세트당 3.80개(10위)에 달하는 디그도 GS칼텍스의 주전 리베로 한다혜(세트당 3.52개)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조송화와 재회한 베테랑 센터 김수지는 이동공격 2위(57.14%), 속공5위(44.44%)로 시즌 초반 좋은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에 매 시즌 기업은행 국내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던 ‘토종에이스’ 김희진은 이번 시즌 6경기에서 36득점에 그치고 있다. 만약 김희진, 그리고 윙스파이커들과의 호흡만 더욱 완벽해 진다면 조송화는 배구팬들로부터 기업은행의 새로운 주전 세터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신연경] 디그-수비 3위 질주, ‘초보 리베로’ 맞아?

▲  만약 신연경 리베로를 데려오지 못했다면 기업은행은 시즌 초반 지금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 한국배구연맹

2012년 전체 3순위로 기업은행에 입단해 루키 시즌에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던 신연경은 2014년 FA세터 김사니에 대한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적 후 첫 대회였던 컵대회에서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며 그대로 시즌아웃됐다. 코트에 복귀한 2015-2016 시즌에는 수비가 불안한 이한비, 공윤희, 정시영(현대건설) 대신 간간이 코트에 들어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박미희 감독은 2016-2017 시즌 수비가 좋은 신연경을 풀타임 주전으로 낙점했고 신연경은 안정된 수비로 흥국생명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신연경은 고질적인 무릎부상으로 2017-2018 시즌 18경기 만에 다시 시즌을 접었고 복귀 후에도 공격에서는 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급기야 2019-2020 시즌에는 흥국생명이 치른 27경기에 모두 출전하고도 단 1득점도 올리지 못하며 공격수로서 사실상 가치를 잃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주전 리베로 김해란이 현역생활을 마감했고 박미희 감독은 신연경에게 리베로 변신을 권유했다. 그렇게 윙스파이커에서 리베로로 변신해 새 출발을 준비하던 신연경은 이다영의 보상선수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리고 조송화를 영입하면서 박상미 리베로를 보상선수로 내준 기업은행은 잉여전력이 된 이나연 세터를 매물로 현대건설로부터 신연경 리베로를 영입했다.

신연경은 지난 9월 컵대회에서 기업은행의 주전 리베로로 출전하며 가능성을 시험 받았지만 3경기에서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리시브 효율로 다소 불안한 수비를 선보였다. 하지만 신연경은 시즌이 개막하자 디그 3위(세트당 6.20개)와 리시브 효율 7위(39.18%), 수비(세트당 디그+리시브) 3위(세트당 7.72개)를 기록하며 ‘초보 리베로’라고는 믿기 힘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여자부 6개 구단에서 리시브 효율(29.26%)이 유일하게 30%에 미치지 못하는 팀이다. 만약 리시브가 불안한 기업은행에서 신연경마저 없었다면 시즌 개막 후 6경기를 치른 현재 4승 2패라는 좋은 성적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신연경이 지난 세 시즌 동안 V리그 역대 최고의 리베로 김해란과 함께 생활하며 어깨 너머로 배운 수비 노하우들이 이번 시즌 기업은행에서 비로소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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